최근의 음악영화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포근한 유머, 러브스토리가 성공스토리와 어울려 어쨌든 가뿐한 마음으로 극장을 걸어나올 수 있는.. 이를테면 원스, 어거스트러쉬, 비긴어게인 같은.. 아마 이런 생각 많이 하실테죠. 벨기에 영화 브로큰서클은 이와는 조금 다른 우울한 노선을 걷는 음악영화입니다. 뮤지션 남자와 타투이스트 여자가 음악으로 연결되서 사랑에 빠지고 둘 사이에는 귀여운 딸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어린 딸이 암으로 죽어요.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게 너무나 어렵지만 생의 좁은 궤도에 남겨진 자들은 또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기에 두 사람은 힘겹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감추는 방식은 서로 너무 다릅니다 남자는 자신만의 원리와 이론을 내세우고 여자는 상징주의와 종교에 빠져들죠. 삶이 원을 그리듯 순탄할때는 그러한 상반된 견해가 서로를 매혹시켰지만, 원이 깨지자 전혀 다른 관점으로 내면에 침체되어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됩니다. 자식을 잃는 압도적인 슬픔으로 인해 나타나는 인간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즉, 이중성에 영화는 집중을 해요. 결국 서로를 잃게 되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정체성도 잃게 됩니다. 슬픈 내용이지만 곳곳에 나오는 블루그래스 음악이 참 좋습니다. 노래는 모두 주인공들이 직접 불렀고 영화를 계기로 BCB밴드(브로큰 서클 밴드)를 결성해 공연도 다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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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Gloria (2013)

2015. 2. 8. 12:55 from 2015/02

그녀는 아파트 이웃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홀로 살고 있는 50대 후반의 돌싱녀입니다. 아들과 딸은 각자의 삶을 사느라 연락도 잘 안해요. 유일한 낙은 퇴근 후 싱글클럽에서 춤을 추며 어깨너머로 데이트 상대를 물색하는겁니다. 칠레 영화 글로리아는 중년여성의 일상과 욕망 욕망과 일상을 다룬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중년여성분들만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결국은 우리모두의 이야기죠. 삶의 고독, 사랑과 기쁨, 절망과 희망으로 인해 세상을 끌어 안기도, 등지기도 하는 현대인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글로리아라는 중년여성을 통해 대변하고있는겁니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더 사실적으로 다가와요. 특히 글로리아 역으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폴리나 가르시아의 연기가 한몫을 합니다. 이분은 칠레의 국민배우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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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 Boyhood (2014)

2015. 2. 6. 17:57 from 2015/02

보이후드가 관객의 관심을 끌었던건 다름아닌 영화의 제작방식이었죠 6살 소년을 캐스팅해 12년동안 조금씩 조금씩 그의 성장과정을 찍는다 그 외 다른 배우들까지. 사실 이런 방식이 보이후드가 유일무이하지는 않아요. 마이클 윈터바텀의 '에브리데이'가 있었고 보이후드 이 영화의 감독인 링클레이터의 대표작 '비포~' 시리즈도 유사한 형식이죠.  차이점이라면 에브리데이는 보이후드보다 늦게 제작되서 완성은 더 빨랐기 때문에 기간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좀 유치한 차별이긴 하지만.  재밌는건 같은 감독의 자식들인 비포시리즈와 보이후드의 차이점이죠 바로 시간이 흐르는 방식입니다. 비포시리즈는 하루의 짧은 시간안에 한편의 영화가 있고 시리즈가 되면서 몇년씩(정확히는 9년씩) 점프해서 넘어가는데 보이후드는 한편의 영화안에 12년의 긴 시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어가요. 그렇기에 비포시리즈는 인생을 뒤흔드는 순간을 묘사하지만 보이후드는 특별한 하나의 순간이 아닌 여러가지 사건들의 총합이 인생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극적이지 않고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자잘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는게 그 이유죠.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사람을 매개체로 한 시간이 아닌가 싶네요. 딱 링클레이터스러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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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Pluto (2012)

2015. 2. 6. 13:18 from 2015/02

초딩때 어떤이유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태양계 행성 순서를 외운적이 있었죠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최근까지도 그렇게 각인되어 있었는데요 이 영화를 보고나서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이 국제천문연맹에 의해 지위를 박탈당했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유는 크기와 질량이 매우 작고, 충분한 중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군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수금지화목토천해 로 알고 있으면 되는거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위를 박탈당했다라는 표현이 웃겨요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인류의 출현 훨씬 전부터 있었을지도 모를 저 먼 행성을 마치 자기네들이 창조한것마냥 명왕성이라는 지위를 줬다가 이제와서 너는 자격이 안돼 개똥취급하는거잖아요. 명왕성이 아니 그러니까 이제는 그냥 소행성이 되어버린(우리 인간들에 의해) 저 조그만 행성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몰라요 개똥같은소리하고있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거 무슨 인터스텔라 뺨치는 공상과학영화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쉽게도(?) 한국사회의 뒤틀린 교육환경에 관한 영화입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더 나아가서 삶까지 포기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죠. 인성보다는 성적을 잣대로, 그것도 서열화시켜 우열을 가리는 현재의 교육시스템과 그런 시스템을 만든 기성세대의 오만함이 재능있는 아이들을 명왕성처럼 퇴출시키고 있다 이겁니다. 무대인 고등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들.. 입시경쟁을 보여주기에 최적의 아이템들이죠. 한가지 걸리는건 이야기의 강도입니다 주제의식을 명확히 전달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지나치게 작위적인 막장 드라마 같아요. 아무리 봐도 학생들이 저지르는 일이라기엔 도를 넘어섭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도 않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이야기의 강도와 별 차이가 없거든요. 이제 우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필요없는 시대에 살게 된걸까요 진짜 그런거예요? 웃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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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남자가 잠깐 화재가 된 적이 있었죠 그 여파는 라스최초 일반인 게스트 출연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도 그 방송을 봤었는데요 사회자들의 짓궂은 진행에도 기죽지 않고 소신있게 받아치는 그를 보면서 낄낄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로 제 기억속에서 자연스럽게 잊혀져갔던 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개인 인공위성 프로젝트의 궤적을 기록한 다큐영화로 말이죠. 당연히 예상가능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으니까요 인공위성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쏘아올리기위해 고뇌분투좌절극복발사 끝. 그런데 한가지가 없습니다 국가도 과학자도 아닌 그냥 평범한 개인이 꿈과 희망을 전파하겠다는 명목으로 시도한 무모한 도전과 성공에 걸맞은 감동코드말이죠.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건 하고싶은일을하자 일단하자 어떻게든되겠지 안되면말고 식의 무대뽀정신과 엄청난 시간이 소모되기에 백수여야 한다는 어설프게 공감이 되면서도 서글픈 궤변입니다. 뭐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습니다 역시 라스최초 일반인 게스트다워요. 그의 사고방식과 삶이 못마땅해 분명 딴지를 거시는 분들도 많으실겁니다 괴짜라고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각박한 현대사회에 잠깐이나마 낄낄거릴 웃음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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