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Pluto (2012)

2015. 2. 6. 13:18 from 2015/02

초딩때 어떤이유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태양계 행성 순서를 외운적이 있었죠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최근까지도 그렇게 각인되어 있었는데요 이 영화를 보고나서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이 국제천문연맹에 의해 지위를 박탈당했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유는 크기와 질량이 매우 작고, 충분한 중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군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수금지화목토천해 로 알고 있으면 되는거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위를 박탈당했다라는 표현이 웃겨요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인류의 출현 훨씬 전부터 있었을지도 모를 저 먼 행성을 마치 자기네들이 창조한것마냥 명왕성이라는 지위를 줬다가 이제와서 너는 자격이 안돼 개똥취급하는거잖아요. 명왕성이 아니 그러니까 이제는 그냥 소행성이 되어버린(우리 인간들에 의해) 저 조그만 행성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몰라요 개똥같은소리하고있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거 무슨 인터스텔라 뺨치는 공상과학영화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쉽게도(?) 한국사회의 뒤틀린 교육환경에 관한 영화입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더 나아가서 삶까지 포기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죠. 인성보다는 성적을 잣대로, 그것도 서열화시켜 우열을 가리는 현재의 교육시스템과 그런 시스템을 만든 기성세대의 오만함이 재능있는 아이들을 명왕성처럼 퇴출시키고 있다 이겁니다. 무대인 고등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들.. 입시경쟁을 보여주기에 최적의 아이템들이죠. 한가지 걸리는건 이야기의 강도입니다 주제의식을 명확히 전달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지나치게 작위적인 막장 드라마 같아요. 아무리 봐도 학생들이 저지르는 일이라기엔 도를 넘어섭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도 않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이야기의 강도와 별 차이가 없거든요. 이제 우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필요없는 시대에 살게 된걸까요 진짜 그런거예요? 웃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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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남자가 잠깐 화재가 된 적이 있었죠 그 여파는 라스최초 일반인 게스트 출연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도 그 방송을 봤었는데요 사회자들의 짓궂은 진행에도 기죽지 않고 소신있게 받아치는 그를 보면서 낄낄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로 제 기억속에서 자연스럽게 잊혀져갔던 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개인 인공위성 프로젝트의 궤적을 기록한 다큐영화로 말이죠. 당연히 예상가능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으니까요 인공위성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쏘아올리기위해 고뇌분투좌절극복발사 끝. 그런데 한가지가 없습니다 국가도 과학자도 아닌 그냥 평범한 개인이 꿈과 희망을 전파하겠다는 명목으로 시도한 무모한 도전과 성공에 걸맞은 감동코드말이죠.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건 하고싶은일을하자 일단하자 어떻게든되겠지 안되면말고 식의 무대뽀정신과 엄청난 시간이 소모되기에 백수여야 한다는 어설프게 공감이 되면서도 서글픈 궤변입니다. 뭐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습니다 역시 라스최초 일반인 게스트다워요. 그의 사고방식과 삶이 못마땅해 분명 딴지를 거시는 분들도 많으실겁니다 괴짜라고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각박한 현대사회에 잠깐이나마 낄낄거릴 웃음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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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트하우스 모모에 갔습니다. 사진계 거장 세바스티앙 살가두의 이야기인 다큐영화를 보기 위해서 였는데요 내용은 예상가능하듯이 세바스티앙 살가두의 지난 40여년간의 사진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거장이라고 불려지는 사람의 일대기를 담은 지루한 다큐영화겠지 냉소를 흘릴수도 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연출자가 빔 벤더스라면.. 그런 냉소를 흘릴겨를이 어디 있습니까 닥치고 봐야죠 당연히. 영화를 보면서 마치 사진전을 보러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작가 본인과 그의 아들, 그리고 빔 벤더스라는 거물급 큐레이터에게 직접 안내를 받으면서 말이죠. 세바스티앙 살가두 영감님과 부인이신 렐리아 여사님은 굉장하신 분들이더군요 사진작업은 당연히 말 할것도 없고 더 대단한신건 2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몇 그루의 나무를 심었을까 생각해보면 손에 꼽을까말까 하잖아요 그런데 이분들은 아예 숲을 만드셨어요 브라질에. 하 참 안그래도 브라질에 꼭 가야될 이유가 너무 많은데 하나 더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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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The Berlin File (2012)

2015. 1. 19. 16:46 from 2015/01

요즘은 시대가 시대인지라 냉전시대 에스피오나지 장르의 영화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보이는 적들이 없는데 무슨 스파이활동을 합니까 체제나 이념을 뛰어넘는 개인의 고뇌가 어디 있냐구요 기껏해야 내부의 적들을 만들어서 서로 찌지고 볶고 난리 치거나 테러리스트 소탕이 전부인거죠. 하지만 꼬레아라면 가능합니다 세상이 제아무리 변했어도 여기는 아직 냉전시대니까요. 슬퍼해야되는 현실이지만 느낌적인느낌으로 봤을때 여전히 너무나 매력적인 소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1세기에 냉전시대 에스피오나지 공식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라뇨 와우. 베를린의 불법무기밀매 현장에서 북한요원과 남한요원이 맞닥뜨리고 남한요원은 북한요원의 뒤를 캡니다 그동안 북한요원은 아내가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의심하죠 그리고 김정일 사후 급변하는 북한상황까지. 이렇듯 베를린은 전형적인 에스피오나지 공식을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성격심리고뇌를 묘사하는 여유는 별로 없어요 빠른전개와 할리우드액션 저리가라 통쾌한 충무로액션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왜긴요, 베를린은 우리의 액션키드 류승완의 영화잖습니까. 그렇다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느낄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워낙에 출중한 배우들이니까요 한석규의 영어연기가 조금 어색한것과 하정우의 먹방이 없는게 아쉽긴 했지만.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얘기지만 언젠가는 꼭 베를린에서 잠깐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요 이 영화를 보니 다른 이유가 추가되어 더 그러고 싶네요 전지현같은 북한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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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희 Our Sunhi (2013)

2015. 1. 15. 16:57 from 2015/01

간만에 한국영상자료원에 갔습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는 매일 다양한 많은 영화를 상영해줍니다 그것도 공짜로. 존나 짱이죠? 집이랑 가까우면 매일매일 놀러갈텐데 아쉽습니다. 뭐 아무튼 이번에 본 영화는 우리 선희 입니다. 언젠가부터 홍상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리 그냥 피식 웃음이 나와요 이십대후반부터인가 아니 어쩌면 삼십대로 접어든 최근 같기도 하고.. 그전까지는 억지 웃음을 많이 지었었어요 겉으로 좋아하는척 했던거죠 그 왜 그런거 있잖아요 홍상수 영화를 좋아한다고하면 영화좀본다고 하는 그런 허세말이죠. 그럼 이제는 진짜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닌거 같습니다 지금의 느낌적인느낌으로 홍상수 영화들을 다시 모두 봐야될거 같아요. 아마 좋아하지는 않을거예요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거죠 사실 저는 액션영화를 더 좋아하거든요. 쓸데없는 얘기가 길었네요 영화 얘기를 할께요. 세남자가 같은 한 여자인 선희를 보고 만나고 듣고 느끼고 기억하고 지멋대로 규정지었다가 결국에는 모르겠다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대단하고 무서운 여자입니다 남자세명을 그것도 서로 다 아는 사이의 남자들을 자기 손아귀에서 가지고 놀아요. 팜므파탈인듯 팜므파탈아닌 팜므파탈같은 선희는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래요 인정합니다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여자죠 예쁘고 착하고 내성적이고 머리좋고 때로는 용감하며 가끔은 또라이같은. 아 왜이리 우리 남자들은 다들 보는눈이 비슷하고 바보같을까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끝까지 파봐야 끝까지 파봐야 가는거고 끝까지 파봐야 가는거고 끝까지 파고 가고 끝까지 파고 가야 나를 아는거잖요 그죠? 그러고 끝까지 파고 가고 그래서 끝까지 파고 가고 끝까지 파고 끝까지 파야 아는거고 끝까지 파야.. 아마 모를거예요 우리 남자들은 바보라 끝까지.. 술이 땡기네요 술맛은 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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