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음악영화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포근한 유머, 러브스토리가 성공스토리와 어울려 어쨌든 가뿐한 마음으로 극장을 걸어나올 수 있는.. 이를테면 원스, 어거스트러쉬, 비긴어게인 같은.. 아마 이런 생각 많이 하실테죠. 벨기에 영화 브로큰서클은 이와는 조금 다른 우울한 노선을 걷는 음악영화입니다. 뮤지션 남자와 타투이스트 여자가 음악으로 연결되서 사랑에 빠지고 둘 사이에는 귀여운 딸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어린 딸이 암으로 죽어요.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게 너무나 어렵지만 생의 좁은 궤도에 남겨진 자들은 또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기에 두 사람은 힘겹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감추는 방식은 서로 너무 다릅니다 남자는 자신만의 원리와 이론을 내세우고 여자는 상징주의와 종교에 빠져들죠. 삶이 원을 그리듯 순탄할때는 그러한 상반된 견해가 서로를 매혹시켰지만, 원이 깨지자 전혀 다른 관점으로 내면에 침체되어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됩니다. 자식을 잃는 압도적인 슬픔으로 인해 나타나는 인간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즉, 이중성에 영화는 집중을 해요. 결국 서로를 잃게 되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정체성도 잃게 됩니다. 슬픈 내용이지만 곳곳에 나오는 블루그래스 음악이 참 좋습니다. 노래는 모두 주인공들이 직접 불렀고 영화를 계기로 BCB밴드(브로큰 서클 밴드)를 결성해 공연도 다닌다고 하네요.

Posted by YONGMAN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