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청포대 캠핑

2011. 6. 7. 02:25 from 2011/06
민상형님이 캠핑 갈건데 같이 가자고 연락을 하셨다. 내가 안그래도 최근에 캠핑을 못가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는데 잘됐다!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원석형님이 픽업하러 오신다고 하셔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해진 시간에 나갔는데 이형이 1시간을 기다려도 코빼기조차 안비추네.. 내가 형들한테 속았나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저멀리서 원석형님이 좀비처럼 걸어오시더라. 술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이때부터 뭔가 조짐이 안좋았음. 아무튼 우리는 이번 캠핑의 목적지인 태안으로 향했다. 태안에 도착을 해서 캠핑장에 가기전 식량 확보를 위해 마트에 갔는데 이형들이 식량보다 유독 술에 더 집착을 하네.. 뭔가 조짐이 안좋아..
장을 다보고나서 신나게 90년대 히트곡을 들으며 몽산포 캠핑장에 갔는데 장소도 너무 협소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장소를 급변경하여 바로 근처에 있는 청포대로 이동했다. 캠핑씬이 점점 커져버려서 이제 웬만한 캠핑장은 사람들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 청포대에 도착해보니 몽산포와 별반차이 없었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거에 만족. 아늑한곳에 자리를 잡고 질서있고 빠르고 간결하게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대충 정리가 끝난 우리들은 아침점심을 허접하게 먹어서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바로 고기굽기에 올인. 민상형님이 아빠간지로 고기를 구워주고 태석형님이 엄마간지로 기가막힌 라면스프 김치찌개를 요리해주고 원석형님이 철없는 둘째형아간지로 소시지를 구워주어 신나게 밥을 먹었다. 아 이게 얼마만의 캠핑인가.. 촌나감동!

다 먹고나니까 후발대로 합류하시기로 한 레알워커 현석형님이 도착을 하셨는데 배가 고프시다며 징징대셔서 베이컨과 감자를 구워드렸더니 소주와 함께 깡패간지로 걸죽하게 흡입하셨다. 촌나칸지.. 우리도 옆에서 또 먹고.. 그렇게 먹고먹고를 반복하니 나른해지고 또 남은 고기도 밤에 술안주로 먹어치워야되서 칼로리를 소비하기 위해 바로 앞 서해에 가서 자연탐구생활.

탐구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형들이 역시나 예상대로 술안주를 만들고 계셨다. 드디어 시작인가요. 한잔두잔 넘어가는 술잔 점점 릴렉스한 캠핑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어두운 기운의 대학엠티 분위기가 스멀스멀 올라와 내가 좀 힘들었다. 이 형님들 술을 너무 사랑하시는데 특히 건희형님 좀 짱인듯. 그리고 겨우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게 또 형들 코골이에 잠못이루는 기나긴 밤이었네. 사랑과 평화는 언제 오려나.. 눈떠보니 어제와는 달리 맑은 아침. 비몽사몽 양치하고 침낭 말리고 캘리포니아 러브간지 모닝해변산책.

모닝산책을 다녀와서 브런치로 라면과 영계백숙죽을 흡입하고 각자 릴렉스 칠링 멍때리기 타임.

계속 멍때리다가 문득 서해의 밀물과 썰물을 느껴보고 싶어서 태석형님과 해변으로 갔다. 역시나 아침에 봤을때와는 다르게 바닷물이 빠져있더라. 맛조개 잡는거 구경하면서 여기저기 해변을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안개가 몰려오더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찾아왔다.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우리의 베이스캠프가 있다고 확신하는 방향으로 갔는데.. 전혀 다른 베이스캠프가 딱! 아무도 없는 숲이 딱! 우리가 당황을 딱! 겨우 도착해서 감동의 눈물을 딱! 아 역시 마더네이처 앞에서 우리 인간은 좁밥임 내가암.

베이스캠프로 돌아왔을때는 형들이 이미 철수 준비를 하고 계시더라. 정리를 빡 한후 근처에 낚시를 하러 고고씽. 형들은 너나나나 할거없이 마치 강태공 저리가라 물고기를 다 낚을 기세더니 누군 맨손으로 지렁이를 못잡네 누군 릴이 녹슬어서 안돌아가네 누군 바다낚시체질이 아니네 누군 의욕상실이네 결국에는 그냥 나가리. 뭐야 이 형들.. 에라이 낚시고 뭐고 그냥 집에나 가자. 저녁 늦게 도시에 도착해서 순대국에 소주로 마무리. 아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네..

Posted by YONGMAN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