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말했지만 루이 형님은 현재 여행다큐를 찍는 중이신데 내가 이 형님 다큐에 출연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오늘 촬영에 들어갔다. 촬영전 얘기를 들어보니 총 네개의 시퀀스로 구성하셨고 그 중 무려 세개의 시퀀스를 오늘 한꺼번에 촬영한다고 하시더라. 첫번째 시퀀스 컨셉은 손님으로 초대된 내가 초대해주신 분들을 위해 감사의 표시로 음식을 만들어 대접해드리는것인데 고민할것도 없이 한국전통음식 비빔밥으로 결정하고 재빠르게 뚝딱 만들어냈다. 두번째는 비빔밥을 맛있게 먹으며 온갖 난발하는 베리 딜리셔스 리액션 받아주고 노가리 까고 놀기. 세번째는 호스트와 함께 마드리드 시내를 돌아다니며 형식적인 도시 칭찬 날리는데 가식적인 웃음이 포인트, 그리고 일몰과 함께 마무리. 긴장 빡하고 되지도 않는 영어 쏼라쏼라대며 손발오글 발연기 펼친 그야말로 혼신을 다한 하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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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형아가 마드리드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파크를 알려줘 시간 맞춰 산책하러 갔다. 참고로 현재 에스파냐는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해가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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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 가면 꼭 가봐야지 했던 곳 두군데 중에 나머지 한곳이 바로 여기 Estadio Santiago Bernabéu. 입구에서 베르나베우 투어 티켓을 사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 마침 그라나다를 떠날때 솔형이 먹고 떨어지라며 준 머니를 찬스로 사용해 베르나베우 체험하러 들어갔다. 맨 처음 경기장 전체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 감상을 한 후 레알 마드리드의 박물관으로 이동했는데 100년 넘은 풋볼클럽답게 지난 세월의 역사와 트로피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더라. 박물관을 다 본 후에는 경기장으로 가는 코스. 티비에서나 보던 양팀선수들이 두줄로 서서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거기로 갈 줄 알았지만 관중석에서 경기장으로 내려가는것이 좀 허무한데 이거. 경기장에 내려가서는 잔듸 한번 밟아볼려고 했는데 너무나 삼엄한 경비때문에 교체를 기다리는 후보선수간지로 눈치보며 벤치에만 앉아있다가 너무더워 락커룸과 샤워실, 기자회견실에 가서 선수간지 체험하며 베르나베우 투어를 마무리. 아 살면서 베르나베우에 와보다니..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가 없네. 솔형! 먹고 떨어지라며 준 머니 고마워요! 잔돈 남았는데 바르셀로나 가서 깜누체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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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라스트로를 돌아보고 그늘이 있는 길가에 앉아 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근처에 와서 앉으시더라. 그렇게 멍하니 한 20분 앉아있었나.. 내 자리의 그늘이 걷혀서 아저씨 바로 옆에 그늘이 있는 곳으로 옮겨가니까 아저씨가 막 웃으시더니 나한테 말을 거시네 에스파냐어로.. 에스파냐어 못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영어로 말을 거셔서 깜놀. 아저씨의 성함은 리차드. 스웨덴 분이신데 마드리드에 와서 사신지 15년이 지났다고 하시더라. 지금 에스파뇨르 친구를 기다리시는 중인데 에스파뇨르는 항상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며 막 욕을 하시고 나는 옆에서 멍때리며 들어주고.. 그렇게 대화를 하다가 아저씨께서 친구는 분명 1시간이 지나서야 올거라며 그냥 기다리기에는 지루하고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는데 거기 구경시켜주시겠다고 하셔서 나도 뭐 딱히 할거 없던터라 따라갔다.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지금 가는 장소의 이름은 타바칼레라이며 예전부터 아무도 살지 않는 빈 건물의 일부를 개조해서 지금은 각종 아트 전시회와 작은 콘서트를 열며 펍과 식당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도 운영중인 간지 플레이스! 또 좋은점은 주류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것이 무료! 공짜! 그렇다고 파는 음식들이 비싼것도 아닌 서민들의 수준에 맞춘 적당한 가격! 그래서 마드리드의 모든 히피들이 찾는 머스트 플레이스! 이렇게 들으니 점점 기대가 커져갔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라 다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갔다. 그리고 도착한 순간.... 꺄악~ 존나 vㅔ리 개간지 플레이스인데요 타바칼레라! 아 너무나 감사합니다 리차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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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가부터 마드리드에 가면 꼭 가봐야지 하는 곳이 두군데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유럽에서 가장 큰 플리마켓이라는 엘 라스트로. 여기저기 골목골목마다 디깅하면서 어느순간 머리가 마비되고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새 유니크 아이템들 괜히 들었다 놨다 하며 가격 흥정하고 있네 돈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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