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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나라양이 여름 소풍 가자고 연락이 왔다. 와~ 소풍이다~ 안그래도 요즘 별일없이 무료하게 살고 있어서 심심했는데 잘됐다. 멤버들이 모여 마트에서 간식때기들과 복불복 재미로 무인양품 복주머니를 사가지고 소풍 스팟으로 정한 경희궁으로 향했다. 경희궁 안으로 들어가 노숙자 마냥 자리잡고 소풍시작. 와~ 소풍이다~

간식을 먹으면서 두근두근두근 복주머니를 열어보니 나한테는 다 안맞는 옷이라 살짝쿵 소울이 상했.. 하지만 이거시 복불복의 진리! 진정한 빠숑 트랜드 리더는 아무옷이나 소화해야 되는거임. 그리고 계절을 앞서가야 되는거임. 내가암. 고로 쌩여름에 안맞는 옷때기들을 세겹이나 걸치고 땀뻘뻘 흘리면서 쌩쇼 했음 내가. 히피간지로 스타일링 했는데 느낌 있나?.. 아님 말고.. 아무튼 이거시 진정한 빠숑 트랜드 리더!! 이제 크래커 잡지에 실릴 날이 머지 않았네 머지 않았어.. 아님 말고..

쌩쇼하는 도중 지나가시던 경비분께서 우리를 위험인물들이라고 판단하셨는지 썩 꺼지라고 눈치를 주시더라. 에라이 치사빵꾸똥꾸.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근처 카페로 가서 또 한참동안 수다삼매경. 내가 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는.. 챙겨줘서 고마워요 나라양 인혜양 호형이형. 다들 즐거웠어요~

우드스탁 취소.. 스티비 햇님 공연도 못가.. 태풍 뎬무양 덕분에 캠핑도 무기한 연기.. 내가 아주 소울이 상할대로 상해서 우울증 걸린 마루타 원숭이마냥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도중 무심코 티비를 켜보니 아 맞다! 오늘 나이지리아랑 축구시합있는 날이었구나! 어서 빨리 정신 차리고 티비앞에 앉아 월드컵의 열기를 되새기며 관람모드에 들어갔다. 운재형님 대표팀 은퇴경기라 내가 눈물좀 흘리면서 봤다는....

로댕 전시회를 보고 나와서 집으로 가는길에 압구정 한솥에서 치킨마요를 사가지고 도산공원에 들렀다. 도산공원은 굉장히 복잡하고 정신없고 화려하고 허세로 가득찬 도심속에서 잠시 마더네이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내가 압구정에 갈때마다 꼭 들리는 스팟이 되어버렸다. 좋구나!

용혁이가 로댕 전시회 초대권이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우리는 존내 여유롭게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기위해 새나라 어린이 간지로 아침일찍 미술관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세상에.. 진짜 새나라 어린이들이 때거지로 엄마손을 잡고 미술관에 죽치고 있더라. 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