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크로아티아 자다르 보리스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으셔서 아시아 친구들을 엄청 초대하세요. 거기에는 당연히 한국 친구들도 포함되어 있죠. 저 역시 한국인이라 초대를 받은거 같습니다. 사실 저를 초대 할까 말까 고민을 하셨다고 해요. 이유는 장기여행을 하면서 한번도 건들지 않아 장발이 된 저의 머리 때문이지요. 예전에는 장발 여행자들을 많이 초대하셨었다고 하시던데 집안 여기저기 긴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으니 은근 스트레스를 받으셨나봅니다.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장발 여행자를 초대하지 않으셨다고 하시네요. 여성분들도 숏컷 머리를 하신 분들만 초대를 하신다고 하시니 말 다했죠 뭐. 할아버지께서 저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자르고 싶지 않은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갈때까지 그 어떤 누구에게도 내 머리카락을 내어주지 않겠다고 제가 아는 헤어디좌이너 동생과 약속을 했기 때문이지요(보고있나 정규!?). 요즘 할아버지께서 제 뒤에 붙어 따라다니시면서 저의 지현 언니 뺨치는 엘라스틴 머리카락을 흘리지 않나 관찰하시는데요.. 이게 은근 스트레스입니다. 제가 여행을 떠나기전 종종 여동생이 집안 여기저기 긴머리카락을 흘리고 다녀서 뭐라고 구박한적이 많았는데요.. 동생의 심정을 제가 지금 너무나 잘 알겠네요. 한국에 돌아가면 다정다감자상 오빠가 되어야 겠습니다. 근데 왜 제가 갑자기 존댓말로 글을 쓰고 있죠? 존나 어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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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샨 할아버지는 한달에 한두번씩 명상 모임에 나가신다고 하시던데 마침 또 그날이라 따라갔다. 이거 뭐 명상 모임이라기보다는 그냥 숙면 모임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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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샨 할아버지 댁에 미니 사우나 있음. 간만에 내 몸안의 불순물들을 땀으로 배출해내니 너무나 개운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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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에 왔으니 슬로베니아의 상징 트리글라브 마운틴에는 올라가줘야되지 않겠느냐며 열정있게 트리글라브 내셔널팍 주위에 있는 마을들에 카우치서핑 호스트가 있는지 디깅한뒤 싸그리 몽땅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하여 답장을 얻은 곳이 딱 한곳 있었으니 바로 여기 Slap ob Idrijci에 사시는 두샨 할아버지 댁. 산골자기에 있는 조그만 마을이라 찾아가기 존나 힘들었는데 겨우겨우 찾아가서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대답은 지금 트리글라브 마운틴에 못 올라간다는.. 현재 슬로베니아는 눈비바람 삼치기 콜라보레이션 날씨로 인해 산 곳곳이 좀 뽜인 상황인데 더군다나 트리블라브는 높이 2864m 바위산이라 산악전문장비가 있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시더라. 아 역시 마더네이쳐 앞에 우리 인간은 좁밥임. 그나저나 할아버지께서는 효리언니 뺨치는 베지테리안이심. 역시 사람을 겉모습만보고 판단해서는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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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블랴나 호스트 스타스네 집 존나 큼. 난 3층에서 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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