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또 기가막히게 베이온느에서 지낼 곳을 찾았다. 어떻게 된 일이냐면 필라 사구에서 베이온느로 가는 동안 총 세번의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마지막에 얻어탄 차의 주인인 플로리안이라는 친구가 내 여행에 흥미를 느꼈는지 이거저것 캐물어보더라. 뭐 이런저런 대답하다가 마지막에 베이온느에서 어디서 지내냐는 질문에 내가 쪽지보낸 카우치서핑 호스트들로부터 아무런 답장을 못받았고 아마 노숙을 해야될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마침 자기도 카우치서핑 하는데 나를 초대하겠다고.. 꺄올~ 어떻게 이런 삼류 드라마같은 일이! 그래서 냅다 감사합니다! 하고 따라갔다. 플로리안은 앙투완, 클래모라는 친구들과 같이 사는데 마침 이 친구들의 부모님들께서 놀러오셔서 내가 배터지게 성대한 만찬을 즐겼다는.. 내가 얼떨결에 밥상머리에 숟가락만 얹은 꼴이 되서 좀 죄송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받아주시고 더 먹으라고 계속 챙겨주시고 아 정말 감사합니다. 이거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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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온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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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 사구에서 멍하니 숲과 바다를 번갈아 감상하며 눈물흘리고 있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났더라. 근데 막상 떠나기에는 너무나 아쉽고 내가 좀 더 섬세하게 마더네이쳐와 접선하기 위해 필라사구 바로 앞 캠핑장에서 비박을 하기로 결정. 캠핑장에 가보니 너무나 많은 캠핑카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내가 낄 자리는 없는것 같아 근처 숲으로 발길을 돌려 하루밤을 신세질 베이스캠프를 디깅한 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서 캠핑및비박을 한 경험과 군필자로서의 경험, 그리고 남자의 필독도서인 모험도감을 정독하고 베어그릴스 형아의 생존프로그램 시청 기억을 바탕으로 간결하고 섬세하게 마더네이쳐와 접선했다. 아 역시 남자라면 캠핑및비박이지!  (*나무는 이미 잘려져있거나 혹은 썩은것들을 사용했고 캠프파이어 역시 무작정 불을 지핀게 아니라 지난번 같이 여행했던 독일친구 틸이 준 독일군용미니화로대로 안전하게 지폈습니다. 내가 예전 국내에서 뭣모르고 비박했다가 쌍욕 처먹은 기억이.. 뭐 아무튼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안전하게 비박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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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이 꼭 보고 가라고 알려준 장소는 바로 여기. 필라 사구! 올라가는 동안 정말 우연히 보르도에서 만났던 이탈리안 친구 알레시오를 또 만나 반가워하며 같이 올라갔다. 아틀란틱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것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규모가 장난아님. 역시 마더네이쳐! 사구를 기준으로 한쪽으로는 깊고 푸른 아틀란틱해, 반대쪽은 울창한 소나무숲의 광경이 아 아름답네. 역시 마더네이쳐! 이 사구는 바람의 영향으로 조금씩 육지쪽으로 움직인다고 하던데 언젠가는 소나무숲, 캠핑장, 도로가 다 파묻힐거랜다. 아 역시 마더네이쳐의 위엄앞에 우리 인간은 좁밥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 하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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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이 알려준 스팟이 있는 동네에 도착을 했는데 일단 해가 지고 있고 오늘 하루를 어디서 지낼까 고민하는중 기가막히게 마지막으로 얻어탄 차의 주인이 내 사정을 듣고는 나만 괜찮으면 자기집에서 하루지내도 괜찮다고 하더라. 오 진짜? 그래! 라고 대답할려고 한 순간 지난번 암스테르담에서 어리버리하게 변태따라가서 먹힐뻔한 생각이 확 들어 일단 대놓고 너 변태냐고 물어보지는 못하고 결혼했냐 자식있냐 물어봤다. 다행히 결혼해서 애낳고 잘살고 있는 사람이라 다행. 이 분의 성함은 마뉴엘. 브라질리언인데 프랑스로 넘어와 요리사로 일하고 계신다고.. 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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