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 사구에서 멍하니 숲과 바다를 번갈아 감상하며 눈물흘리고 있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났더라. 근데 막상 떠나기에는 너무나 아쉽고 내가 좀 더 섬세하게 마더네이쳐와 접선하기 위해 필라사구 바로 앞 캠핑장에서 비박을 하기로 결정. 캠핑장에 가보니 너무나 많은 캠핑카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내가 낄 자리는 없는것 같아 근처 숲으로 발길을 돌려 하루밤을 신세질 베이스캠프를 디깅한 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서 캠핑및비박을 한 경험과 군필자로서의 경험, 그리고 남자의 필독도서인 모험도감을 정독하고 베어그릴스 형아의 생존프로그램 시청 기억을 바탕으로 간결하고 섬세하게 마더네이쳐와 접선했다. 아 역시 남자라면 캠핑및비박이지!  (*나무는 이미 잘려져있거나 혹은 썩은것들을 사용했고 캠프파이어 역시 무작정 불을 지핀게 아니라 지난번 같이 여행했던 독일친구 틸이 준 독일군용미니화로대로 안전하게 지폈습니다. 내가 예전 국내에서 뭣모르고 비박했다가 쌍욕 처먹은 기억이.. 뭐 아무튼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안전하게 비박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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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이 꼭 보고 가라고 알려준 장소는 바로 여기. 필라 사구! 올라가는 동안 정말 우연히 보르도에서 만났던 이탈리안 친구 알레시오를 또 만나 반가워하며 같이 올라갔다. 아틀란틱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것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규모가 장난아님. 역시 마더네이쳐! 사구를 기준으로 한쪽으로는 깊고 푸른 아틀란틱해, 반대쪽은 울창한 소나무숲의 광경이 아 아름답네. 역시 마더네이쳐! 이 사구는 바람의 영향으로 조금씩 육지쪽으로 움직인다고 하던데 언젠가는 소나무숲, 캠핑장, 도로가 다 파묻힐거랜다. 아 역시 마더네이쳐의 위엄앞에 우리 인간은 좁밥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 하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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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횽아의 친구이신 사이먼 횽아께서 자기가 일하는 극장에 연극보고 싶으면 놀러오라는 말에 바로 냅다 간다고 그랬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불란서연극을 뭐하러 보러가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옛날옛적 코흘리개 시절 부모님손잡고 거창국제연극제 따라가서 프랑스 연극을 보고 컬쳐쇼크에 빠졌었던 추억이 떠올라 그때그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사실 공짜라는 이유가 더 컸지만..) 하나하나 알아듣지는 못해도 전체적인 상황을 보니 마담을 짝사랑하는 집사의 얘기인거 같던데 예전 순수했던 그때와는 달리 더럽고 타락해서 그런가 그리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뭔가 의미있는 시간이었음. 초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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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말했지만 바스티안과 친구들은 매일 파티를 해서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는데 그중 살마라는 모로코 소녀가 내가 좋아할거라면서 꼭 가보라고 추천해준 라카세르닐이라는 곳을 찾아가봤다. 어렵지 않게 찾아가보니 세상에 귀신나올거같은 스산한 건물들이 낙서와 그림들로 가득차있어서 놀라자빠질뻔했네. 건물 이곳저곳 아티스트들이 아지트처럼 진치고 앉아서 아트를 빨고 있으며 수많은 스케이터들 역시 이곳저곳 킵스케이팅을 하고 있더라. 특히 제일 큰 건물은 아예 스케이트파크로 만들었던데 아 간디작살! 여기가 알고보니 예전에 프랑스 군대 막사로 사용하던 곳이라던데 지금은 이렇게 가난한 로컬 아티스트들과 스케이터들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한국같으면 애초에 다 뽀사버리고 재개발들어갔을 간지인데.. 부럽네요 이런 서브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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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안의 히피 친구들이 어제는 바다에 갔으니 오늘은 동산에 있는 공원에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얘네들 참 인생 여유롭게 니나노하며 잘 사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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