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들 Looks (2014)

2015. 3. 2. 21:12 from 2015/02

많은 청춘영화들 특징은 젊음을 옥죄는 상황과 사건들로 치장해 청춘들을 사회에 대한 불만과 자기연민에 빠지게 만든다는 겁니다. 독립영화 표정들도 비슷한 맥락의 청춘영화입니다 자전거 가게에서 일을 하며 막연히 연극배우의 꿈을 꾸는 남자는 여자친구의 갑작스런 임신소식을 듣고 힘들어합니다 집안 사정도 좋지 않아요. 하지만 그 모든것들이 그리 극적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분명 극적인 상황인데도 최대한 과장없이 담담하게 그리고 있어요 오히려 절제되었다고 느낄때도 있죠. 배우들의 표정에서도 그런 늬앙스를 느낄 수 있는데요 영화 제목과는 역설적으로 무표정 일색입니다 마치 별일없이 아무렇지 않게 산다는 것처럼. 하지만 그런 무표정 속에서도 분명 어떤 감정이 묻어나오게 마련이잖아요 감독은 아마 그런 정서에 포커스를 맞춘거 같아요 조용하면서도 뭔가 있는 그런거요.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를 감정적 동요 없이 담백하게 담담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그래서 장편치고는 짧은 러닝타임인 66분이 마냥 짧다고만 느껴지지 않을 정도죠 뭐 솔직히 말해서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는 겁니다. 예고편이나 영화와 관련된 짧은 쿠키영상도 찾아볼 수 없더군요 그래서 사진으로만 대체했습니다. 한국 독립영화 상영현실이 너무나 열악하니 한번 보시라고 말씀드리기 애매하지만 그래도 기회가 생기신다면 꼭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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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다스의 개를 정말 열라 간만에 다시 봤습니다. 그 흔히 떠올려지게되는 만화가 아닌 제목만 같은, 지금은 충무로의 대표감독이 되어버린 봉준호의 장편 데뷔작 말이예요 (뭐 만화를 봤다고 해도 말은 되는군요). 2000년작이고 저도 그때 당시 비디오로 처음 봤었는데요 뭔 영화가 이따구야 이러니 흥행참패를 하지 욕하면서 시니컬한 반응을 내비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럴만도 했었을거 같아요 권선징악 스토리의 슈퍼히어로물과 액션에 빠져있던, 또 한편으로는 에로에 심취해있던 나름 순진한 중3사춘기 20세기소년이 사회적비판, 풍자와 해학으로 점철된 블랙코미디에 대해서 뭘 알았겠어요 그냥 라이징스타 배두나에게 관심이 생겨 비디오를 빌렸던것뿐이죠. 이후 봉준호의 다음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을 하고 대중에 알려지게 되면서 그의 데뷔작인 이 영화의 재조명이 이뤄지게 됩니다. 이런거 보면 우리 인간들의 간사함이란 참 거시기해요 그땐 어디갔다 이제와서 호평일색을.. 뭐 아무튼 저도 21세기성인이 되어 다시 찾아 봤고 또 우연찮게 케이블티비로 몇번 더 봤었죠 그리고 마음속으로 봉준호 감독은 전달받지도 못할 일방적인 변명과 사과를 했어요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였다 당신의 데뷔작은 정말 훌륭하다 고 말입니다. 영화얘기를 하죠. 개 연쇄살인(?) 스릴러 코미디극입니다. 범인이 누굴까 짱구 굴리며 추리하거나 반전이 있지는 않을까 가슴졸일 필요는 없습니다. 엉뚱한 상상과 날카로운 비판으로 중무장한 사회부조리활극을 웃기게 그리고 슬프게 보시면 됩니다. 귀엽고 풋풋했던 배두나의 모습은 덤이구요. 그나저나 이 영화를 극장 스크린으로 본건 또 처음이네요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되는거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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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이 혼자 봉고차를 운전하면서 스코틀랜드를 여기저기 누비고 다녀요 그러다가 혼자 다니는 남자들을 발견하고 유혹하는데 성공확률 백프로입니다(당연하죠 스칼렛 요한슨이잖아요!) 그리고 그녀를 따라간 그들은 차례차례 사라집니다. 모터바이크를 몰고다니는 정체불명의 남자는 그녀와 한패인듯 뒤를 봐주고 있군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가 그녀의 정체(?)를 알려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나고 영화가 끝나요 왜 그러는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러는지 알려주지도 않은채로 말이죠. 언더 더 스킨은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보기에는 조금 난감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음모를 파헤치는 미스터리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영화내내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고 극도로 미니멀심플 설정 실험적 비주얼과 사운드로 전개가 됩니다. 추상적 감성을 실체화한 일종의 실험영화인 셈이죠. 그렇다는건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 어떤것도 정답이 아닌 애매모호함을 자기식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던지 말이예요. 스칼렛 요한슨의 격정적인 베드씬이 난무하는 므흣한 영화를 기대했다가 욕하며 나오신 다수의 남성팬들은 뭔 개소리냐며 또 욕하시겠지만(그래도 그녀의 전라노출을 볼 수 있잖아요). 마이클 파버의 동명SF소설이 원작이군요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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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Blood - Out Of The Black

2015. 2. 11. 13:21 from 2015/02

Royal Blood - Out Of The Black MV. 이거시 동심파괴. 이봐 어린이들 인형탈 쓴 분들한테 함부로 날라차기 그런거 하지 마라 쏱되는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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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음악영화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포근한 유머, 러브스토리가 성공스토리와 어울려 어쨌든 가뿐한 마음으로 극장을 걸어나올 수 있는.. 이를테면 원스, 어거스트러쉬, 비긴어게인 같은.. 아마 이런 생각 많이 하실테죠. 벨기에 영화 브로큰서클은 이와는 조금 다른 우울한 노선을 걷는 음악영화입니다. 뮤지션 남자와 타투이스트 여자가 음악으로 연결되서 사랑에 빠지고 둘 사이에는 귀여운 딸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어린 딸이 암으로 죽어요.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게 너무나 어렵지만 생의 좁은 궤도에 남겨진 자들은 또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기에 두 사람은 힘겹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감추는 방식은 서로 너무 다릅니다 남자는 자신만의 원리와 이론을 내세우고 여자는 상징주의와 종교에 빠져들죠. 삶이 원을 그리듯 순탄할때는 그러한 상반된 견해가 서로를 매혹시켰지만, 원이 깨지자 전혀 다른 관점으로 내면에 침체되어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됩니다. 자식을 잃는 압도적인 슬픔으로 인해 나타나는 인간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즉, 이중성에 영화는 집중을 해요. 결국 서로를 잃게 되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정체성도 잃게 됩니다. 슬픈 내용이지만 곳곳에 나오는 블루그래스 음악이 참 좋습니다. 노래는 모두 주인공들이 직접 불렀고 영화를 계기로 BCB밴드(브로큰 서클 밴드)를 결성해 공연도 다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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