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 KGB 건물 반대편 공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인상좋으신 할머니께서 다가와 영어로 인사를 먼저 하시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더라. 속으로 뭐지 러시안이 먼저 친절하게 말을 걸고 그것도 영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조심스럽게 질문에 대답을 하다보니 대화가 길어졌다. 할머니의 성함은 비키. 러시안이 아닌 불가리안. 며느리가 일본사람인데 내가 같은 일본사람인줄 알고 말을 거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거지처럼 여행하는것을 아시고는 사과 두개와 페이스북주소를 적어주시고 자식, 손자, 손녀 자랑 하시고 갈길 가셨다. 감사합니다! 사과 잘 먹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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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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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상태만큼 칙칙하고 우중충하고 우울한 날씨의 모스크바. 내가 지금 잘 곳을 못구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아 또 기차역에서 노숙해야 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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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열차가 1시간40분 지연.. 얼씨구나. 지옥의 지옥행이라도 좋으니 빨리 와주렴. 바이칼호수에 같이 갔던 승국 아저씨와 역에서 만난 슬로바키안 토마스 반가웠어요 여행 잘하세요. 이번 지옥행의 내 자리는 전과는 완전 반대인 통로쪽 2층. 24시간 노숙의 후유증으로 자리에 눕자마자 기절했다는..

Day 2.

시베리아 지옥행 열차의 묘미는 역시 멍때림의 미학을 느끼는 것. 내가 이전에 한번 타봐서 암. 


Day 3.

뽀글이 만들어 먹었는데 이렇게 먹는게 신기했는지 아님 젓가락질 하는게 신기했는지 막 다들 쳐다보는데 동물원 원숭이 된 기분이었음.

Day 4.
시베리아 열차를 타면서 눈내리는 광경을 한번도 못보다가 드디어 마지막날에 보게되었다. 역시 시베리아는 눈내리는 시베리아지! 눈 내린 시베리아 벌판을 감상하며
19, 18살 코흘리개들 유숩, 다니야르와 맥주마시고 노가리 까다보니 어느덧 모스크바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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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쿠츠크역에 들어가 모스크바행 표를 알아보니 오늘기차는 다 매진. 하는수없이 내일 제일빨리가는 기차표를 달라고하고 표를 받았는데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4시간후 기차.. 기차표살돈밖에 없어서 숙박도 못하고.. 결국 역에서 노숙.. 저녁은 비스킷을 먹는데 내가 거의 일주일을 빵때기만 먹었더니 정신이 혼미해지고 안되겠다 싶어 챙겨온 고추장을 꺼내 비스킷에 발라 먹었는데 그냥 고추장 맛 납디다. 러시아 경찰들이 내가 불법체류자인줄알고 여권검사하고 추궁하고 무서워효.. 밤이깊어 매트리스깔고 침낭덮고 자려는데 보안들이 오더니 러시아말로 쏼라쏼라. 이러면 안된다고 그러는거 같음. 그래서 다시 다 접고 의자에 앉아서 선잠잤음. 목뿌러지는줄 알았네.. 그리고 춥기는 왜이렇게 춥냐.. 아 시베리아.. 기나긴 밤을 지새우고 심신이 지쳐있는데 귀여운 러시안 꼬마숙녀가 내게 관심을 보여 그나마 활기를 찾았네요. 고마워요 레이디. 지금 여기 이르쿠츠크역에서 태지형의 목소리가 들리는거 같음. 유머스트컴백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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